📕 Chapter 2. 6개월 만에 '2만 명'의 팔로워를 만든 홈카페 계정 |
Q. 국내에서는 무척 생소한 '제로 웨이스트 카페'를 만 26세라는 어린 나이에 창업하셨어요. 원래부터 창업에 뜻이 있으셨나요? |
저는 사실 창업을 꿈꿔본 적이 없어요. 광고학과를 전공한 저는 오히려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진심이었습니다. '얼스어스'라는 이름도 대학 시절에 지은 온라인에서의 활동명이에요. 정경아 네이미스트님의 특강을 들으며, 꽤나 진지하게 지은 이름이죠. 이게 브랜드명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
Q. 놀랍네요. 그럼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대학 졸업 후 처음 입사한 광고 회사에서 페이스북에 '꿀팁'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일을 맡았어요. 워낙 맛있는 음식에 진심인데다가 카페 아르바이트를 오래했기 때문에, 홈카페 음료 레시피를 소개하기로 했죠. 당시에 카페에서 로고가 찍힌 홀더에 종이컵을 담아주는 게 유행처럼 번졌는데요. 매장에서 최대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길 바라는 '소비자'의 마음으로, ‘예쁜 잔에 담아 마시는 게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어요. 그런데, 초반부터 반응이 꽤 좋더라고요. |
Q. 이렇게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고객이라면, 대부분 환경 이슈에 민감한 분들인가요? |
초반에는 케이크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친환경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8:2 정도였어요. 대부분 얼스어스의 '맛'에 반해 찾아주신거죠. 그래서, 운영에 약간의 애로사항도 발생했었는데요. 예를 들어, 디저트 포장이 안 된다고 하면 기분 나빠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친환경 미션을 가진 브랜드인것만으로도 '가르치려 드냐'고 불쾌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
음료 제조 과정도 짧은 영상으로 촬영했고 그 중 하나를 제 인스타그램 계정인 '얼스어스'에도 업로드 했습니다.지금은 숏폼 영상이 워낙 흔하지만 2017년에는 숏폼 영상의 개념도 생소했는데, 1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반응이 좋은거예요. 많은 분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을 올렸고, 얼스어스 계정의 팔로워가 6개월만에 1,000명에서 2만 명으로 늘었어요.
'직접 카페를 열어 콘텐츠를 만들면, 메시지를 조금 더 제대로 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분간은 월급을 벌지 못해도, 월세와 대출 이자를 낼 정도의 매출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지에서 비롯한 용기였던거죠.
Q. 우려와 달리, 오픈 초기부터 고객이 많이 모였다고요. |
카페를 열려고 계정을 키웠던 건 아니지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했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계정 운영을 열심히 했어요. 덕분에 얼스어스의 '팬'을 충분히 모을 수 있었고요, 오픈하자마자 연남동에서 대기 줄이 가장 긴 카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