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인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명 '있으면 좋은 것의 경제(Nice-to-have Economy)'가 쇠퇴한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요. 이런 때일수록 가격 정책이 브랜드의 성패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들 체감하고 계실거예요. 특히나 대기업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 쉽지 않은 작은 브랜드는 더욱 현명하게 가격 정책을 수립해야 할텐데요.


불황이라고 해서 단순히 가격을 내리기만 한다면 건강한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가심비'만을 고집하게 된다면 장기화된 불황에 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현명한 가격 전략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은 브랜드의 사례 11가지를 여러분들께 공개합니다.


에디터 김지현 @jihyun_sophie
최용경 @sweet_savasana


[01] '판매 채널'에 최적화된 가격 구성하기

자사 웹사이트 외에도 다양한 세일즈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작은 브랜드라면, 각 채널의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가격 책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매 채널 별로 고객의 구매 '목적'과 구매 '여정'이 전혀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서도 '카카오 선물하기'와 '와디즈', '텀블벅' 등은 구매 목적과 여정이 유독 특별한 판매 채널이기 때문에 가격 세팅이 중요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럼, 지금부터 해당 채널들을 꼼꼼히 분석하여 똑똑하게 가격을 책정한 작은 브랜드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BRAND1] 논픽션 Click


구독자님께서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어떤 채널을 주로 사용하시나요? 아마도 '카카오 선물하기'일 확률이 높을거예요. 카카오 선물하기는 가격, 브랜드, 카테고리 별로 제품 분류가 잘 되어 있는데다가 메신저로 선물이 전달되는 과정 자체도 매끄럽고 편리하기 때문인데요. 논픽션은 브랜드를 처음 크게 알리기 시작할 때 카카오 선물하기를 적극 활용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논픽션의 핸드크림이 이솝, 록시땅 등의 해외 코스메틱 브랜드보다 ml 당 가격은 높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핸드크림의 가격 자체는 이솝이 31,000원, 논픽션이 21,000원으로 논픽션이 30% 이상 저렴하지만, 논픽션은 의도적으로 제품의 용량 자체를 작게 만들어 ml 당 가격이 높아도 고객의 가격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놀랍죠.

이는 일반적으로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구매할 때는 용량 당 가격까지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을 정확히 간파한 가격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가격이 2만 원 대 초반이면서 세련된 제품을 선물하고 싶다는 많은 고객의 니즈와 정확히 맞은 것입니다. 논픽션은 이렇게 똑똑한 가격 정책을 통해 이솝, 록시땅 등의 유명한 해외 코스메틱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인지 되면서도 사업적 이익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선물'이라는 고객의 구매 의도에 맞게 썸네일에서부터 파우치 증정을 크게 강조하니 고객은 논픽션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고객도 저렴하다고 느끼고, 사업적 이익도 확보한 논픽션의 가격 정책은 한 번쯤 반드시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죠.


[BRAND2] 흑당고 Click


와디즈에서 여러 차례 펀딩을 진행하여 누적 20억 원 이상의 펀딩을 성공시킨 작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코스메틱 브랜드, '흑당고' 인데요. 와디즈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브랜드답게 흑당고는 비교적 새로운 시도에 긍정적 반응을 전하는 와디즈 고객군을 제대로 이해한 가격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바로 1만 원 대의 단품 판매 가격부터 20만 원 대를 호가하는 8개 이상의 세트 상품까지를 다양하게 구성한 것이죠.


또한, 흑당고는 8만 원 이상의 제품에 무료 배송의 혜택까지 더했습니다. 그 결과 187,200원의 세트 구성 제품이 그보다 약 2.5배나 가격이 저렴한 70,700원의 세트 구성 제품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었는데요. 이왕 구매할거라면 조금 더 좋은 가격 혜택으로 제품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와디즈 고객의 심리를 가격 정책에 잘 녹인 것입니다.


이는 홈쇼핑의 가격 정책과도 유사한 맥락을 띕니다. 특정 기간동안에만 높은 할인율의 메리트를 제공하는 판매 방식이라던지, 제품의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고객의 욕구를 자극하는 등의 특징이 고객을 더욱 직접적으로 설득하여 객단가가 높은 세트 제품도 비교적 큰 저항없이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죠. 혹시 지금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계신 작은 브랜드 관계자 분이 계시다면 흑당고의 가격 정책과 판매량을 분석해보세요. 가격 정책 세팅에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02] 묶음 & 묶음 풀기 상품 만들기

고객은 여러 제품을 묶어 판매하는 것을 좋아할까요? 아니면 단품으로 판매하는 것을 좋아할까요? 브랜드마다 그 니즈는 천차만별일텐데요. 어쩌면 기존에 고객이 미처 몰랐던 니즈를 만족시키거나 완전히 새로운 매출 창출 전략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부터 작은 브랜드가 '묶음'과 '묶음 풀기' 상품의 가격 정책을 정하는 사례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BRAND3] 윙잇 Click

대량 구매 상품은 단품보다 반드시 할인율에 큰 차이를 두어야 고객이 만족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윙잇의 사례를 들으면 마음이 달라지실지 모릅니다. 


윙잇은 고객 경험이 좋기로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인데요. 대량 구매 제품을 구성하여 훨씬 더 높은 할인율에 제공했는데 의외로 매출에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해요.


이에 의문이 들어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고요. 고객 중 혼자 혹은 두 명이 한 집에 살고 있는 분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함께 거주하는 가족이 적은 고객의 경우, 한꺼번에 같은 제품을 많이 구매하여 오래도록 냉장고에 같은 제품이 쌓여있는 것을 볼 때 심리적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객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여 윙잇은 일명 '묶음 풀기' 가격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구매 수량에 따라 할인율에 편차를 크게 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품 제품의 % 할인율을 크게 강조한 것입니다.


이렇게 가격 정책을 변경한 후, 윙잇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고객은 무료배송 가격을 맞추기 위해 단품 제품을 한 두개씩 쉽게 구매했고요. 이는 추후 재구매와 후기로 이어지는 효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윙잇처럼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작은 브랜드라면, '묶음 풀기' 가격 정책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고객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답니다.



[BRAND4] 어글리어스 Click

윙잇과는 반대로 '묶음 상품' 구성으로 고객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어글리어스입니다.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채소 구독 서비스인데요. 서비스의 특성 상 매주 구성되는 채소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기본 채소 박스에 1,000원~2,000원 대의 제철 품목을 추가로 담을 수 있는 옵션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묶음 상품'을 통해 고객은 원하던 채소를 소량으로 경험해보는 선택권을 얻게 되는 것이고요. 추가한 단품 채소는 대부분 박스 단위로도 판매하니 한 두개를 먹어본 후 마음에 든다면 박스 단위로 구매할 수 있겠죠.


어글리어스의 가격 정책은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핫도그와도 유사한 묶음 가격 전략인데요. 이렇게 묶음 상품 내의 부가적인 제품이 만족스러우면, 전체 브랜드 혹은 상품에 대한 만족도도 쉽게 높아진다고 합니다. 코스트코에서 대단한 쇼핑을 하지 않고도 마지막에 먹은 1,000원짜리 핫도그가 맛있다면 전반적인 쇼핑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죠.

[03] 효과적인 '구독형' 상품 구현하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 모델은 아마도 많은 브랜드의 로망일 것입니다. 정기적으로 매출이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헬스장부터 시작해서 휴대폰 요금, OTT 서비스까지 구독형 제품이 넘쳐나는 요즘, 구독형 가격 모델은 고객에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구독형 가격 모델을 만드는 작은 브랜드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BRAND5] 롱블랙 Click

"헬스장은 게으른 고객 덕에 먹고 산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거예요. 구독형 모델의 경우 결제만 해두고 사용하지 않는 고객의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활동이 적은 고객이 종국에 내리는 결정은 구독 해지일 수 밖에 없겠죠. 이러한 고객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멤버십 정책을 세운 것이 바로 롱블랙입니다.


롱블랙은 론칭 초기부터 특별한 가격 모델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유료 구독을 하고 있는 고객이라고 해도 아티클 발행 24시간 이내에 클릭을 해두지 않았다면 30일 동안만 롱블랙의 아티클을 읽을 수 있는 구독 모델이죠. 즉, 고객은 부지런히 롱블랙에 접속하여 아티클을 읽거나 클릭해두어야 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롱블랙의 가격 정책은 고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활용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서비스에 강하게 락인(Lock-in) 되도록 하는 효과를 만듭니다. 구독 모델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가격 정책인 것이죠.


또한, 멤버십에 '샷'이라는 일종의 포인트 제도까지 결합하여 아티클을 볼 수 없는 멤버들이 추가로 아티클을 구매해 읽어보도록 하는 콘텐츠 단위의 추가 결제 모델까지 설계해두었는데요. 멤버십 특유의 감성적 요소와 구독 모델의 가격 요소를 오묘하게 잘 결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BRAND 6] 브라운백 Click

커피 구독 서비스인 브라운백의 구독 서비스 또한 특별합니다. 브라운백은 B2B와 B2C 고객을 철저하게 나눠 구독 모델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주로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B2B 모델의 경우, 커피빈과 커피 머신 뿐만 아니라 종이컵, 시럽 등의 부자재도 구독 모델에 넣어 관리하고요.


반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B2C 구독 모델의 경우 고객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우선, 단품으로 커피빈을 구매하든, 구독 모델로 구매하든, 혹은 대량으로 구매하든 가격적 차이가 전혀 없고요. 원두를 한 번에 많이 구매하면 커피가 오래되어 맛과 향이 없어지기 때문에 필요한만큼만 구매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무료 배송 N회 쿠폰' 상품도 섬세하게 준비했습니다.


고객은 배송 쿠폰을 미리 구매하여 배송비를 회당 1,0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고요. 배송 쿠폰 상품 자체가 일종의 '멤버십'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브라운백에서 커피빈을 최소 3회는 구매하게 되는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겠죠. 배송비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고객의 심리와 구독 모델의 근본적인 원리를 잘 이해하여 설계한 가격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5개의 브랜드는 스몰브랜더 연간 멤버십 회원에게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라면 아래 링크에서 클릭 후, 로그인 해주세요.

에디터 김지현 @jihyun_sophie
최용경 @sweet_savas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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