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ut BIG Interview
성장하는 작은 브랜드의 비결
스몰레터 인터뷰
어글리어스를 선택한 이유
Point 1. 아직 마케팅비를 매출의 5%도 사용하지 않는대요.
어글리어스는 창업 당시부터 단기적 매출 전환을 목표로 둔 마케팅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제품'과 ‘고객'에 집중했어요.
어떻게 마케팅 없이 초기에 '생존'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폭풍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Point 2. 부지런히 실행하며 성장하는 것이 꼭 농부와 닮았어요.
성공에 공식이 있을까요? 어글리어스의 성장 비결은 바로 ‘직관'으로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여 부지런히 실행하고 테스트하는 것이랍니다. 어떤 문화를 가졌길래, 모든 직원이 한 마음으로 부지런한 것일까요?
Point 3. 고객의 목소리를 진.짜.로. 듣는 브랜드에요.
'고객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분들이 아실거에요. 그런데, 정말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개선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죠.
어글리어스는 고객이 부담없이 피드백을 주실 수 있는 창구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고객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습니다.
에디터 김시내 @smallbrander_shinae, 최용경 @sweet_savasana
포토그래퍼 신윤근 @yoongeunshin
어글리어스 간단 요약
창업 스토리
Q.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공기업에 재직하다가 적성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퇴사하고, 첫 창업을 했어요. '창작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었는데요. 당시,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내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첫 회사를 접고 IT 스타트업의 서비스 기획자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내실을 다지고, 좋은 멘토도 만나며 일하다가, 2020년 '어글리어스'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라는 아이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된 '푸드 리퍼브' 관련 해외 기사 덕인데요.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해 활용하는 ‘푸드 리퍼브'는 국내에도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분야를 스터디하고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초기 멤버는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초기 멤버는 농산물 소싱 총괄, 물류 운영 총괄, 콘텐츠 마케터, 그리고 개발 리드로 총 4명입니다. 2020년 5월에 혼자 창업을 해서, 10월에 론칭을 하고 초기 멤버들을 영입했는데요. 각각 채용된 방식도 달라요. 농산물 소싱 총괄은 커뮤니티에 ‘공동 창업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올려서 구하게 됐고요. 물류 오퍼레이터와 개발 리드는 지인을 통해, 그리고 콘텐츠 마케터는 공개 채용으로 충원했어요.
콘텐츠 마케터 분은 사회 초년생으로 처음 어글리어스에 합류를 해주신 거라, 특히나 정말 큰 결정을 해주신건데요! 지금 보시는 인스타나 홈페이지의 모든 콘텐츠들을 모두 마케터님이 하고 계신답니다 :)
Q. 일반적인 커머스의 경우, 초기에 개발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어떤 이유에서 개발자를 초기부터 채용하셨나요?
저는 처음부터 어글리어스에는 개발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글리어스가 일반적인 커머스 공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구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하는데다가 ‘특정 채소 제외하기', ‘미루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관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편이거든요. 고객분들의 UX 편의를 위해서도 기존의 호스트를 계속해서 사용할 순 없었고요. 고객의 고충을 해결함과 동시에 관리자들의 주문 관리 효율화 자동화를 해내려면 기술적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초기에 팀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기에 어렵진 않으셨나요?
맞아요. 생각보다 직원분들 월급을 감당해내는게 쉽지는 않거든요.(웃음) 그래서, 지원할 수 있는 정부지원 사업은 모두 지원했고요. 정부 지원 사업을 꽤 많이 따낸 덕분에 초기에 월급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Q.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이전에 기획자로서 다뤘던 제품은 모두 IT 서비스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물건’을 취급하는 커머스는 처음이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신선 식품 커머스라니!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진 거죠. 게다가, 농산물마다의 특성이 다른 못난이 농산물은 난이도가 정말 끝판왕이에요.
품목마다 농산물을 보관하는 방법이나 적절한 온도라던지, 포장이 되어야 되는 형태가 모두 달라서 그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정말 어려워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학습을 했던 것 같아요.
Editor's Notes ✍️
어글리어스의 최현주 대표는 어글리어스 창업 전, 2번의 취업과 1번의 창업 경력을 쌓았는데요. 어글리어스 외에도 성공하는 스몰 브랜드 대표님 중 재창업을 하신 사례가 정말 많아요. 그러니, 지금 기대만큼 성과가 안나더라도 절대로 용기를 잃을 필요가 없겠죠?
++
요즘 어글리어스는 채용에 몰두하고 계신대요. 어글리어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채용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마케팅
Q. 서비스 초기와 지금,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최근 들어서야 페이드 마케팅을 시작했고요. 초기에는 농산물을 수급하고 제품을 직접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바빴기 때문에 마케팅은 전혀 신경을 못 썼어요. 애초부터 "3년 보고 가자."는 장기적인 마음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마케팅보다는 더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했거든요.
그래서, 어글리어스의 첫 고객 7명은 모두 '입소문'으로 모였습니다. 고맙게도, 지인들이 ‘내가 아는 커뮤니티에 뿌려줄게’, ’동기방에 뿌려줄게’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해준 덕에 초기 고객을 모았고, 이 고객 분들이 다시 본인이 활동하는 카페나 블로그에 글을 올려주시더라구요.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고, 그 날도 한참 농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주문이 들어오더라고요. 그 날, 손을 떨면서 주문을 닫았던 기억이 있어요.
누적 회원 수가 25,000명인 지금도 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5%도 쓰고 있지 않아요. 초기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기 때문에, 마케팅을 채널 별로 짜임새 있게 실험을 하지는 못했어요. 아직은 저희가 유일하게 마케팅 창구로 삼고 있는 것이 인스타그램이지만, 조금씩 본격적으로 마케팅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Q. 트위터에서 많이 바이럴 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트위터라는 채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계신 걸까요?
감사하게도 많은 트위터 사용자분들께서 어글리어스를 좋아해주셔서, 트윗이 많이 올라 오는데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트위터 콘텐츠를 만드는 활용은 전혀 안하고 있어요. 저희는 트위터를 마케팅보다는 날 것 그대로의 고객 의견을 듣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어요.
Q. 뉴스레터와 같은 콘텐츠 기반의 논페이드 마케팅에 집중하고 계신걸까요?
저희가 뉴스레터를 시작한 건 마케팅을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기존 유저분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정보 제공’의 측면이 가장 커요. 초기에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어려웠거든요. 우리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지 알리는 내용보다는, 농부 분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뉴스레터에 담기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즉, ‘뉴스레터’와 채소박스에 들어가는 ‘레시피’ 등의 콘텐츠는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의 일환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Editor's Notes ✍️
트위터를 포함한 여러 SNS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어글리어스를 '샤라웃' 하고 있는 현상은 놀랍게도 오가닉한 바이럴이었다고 합니다. 첫 고객군도 바이럴을 통해 유입되었다고 하는데요. 제품의 시장성(PMF)을 확인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것이 어글리어스의 사례에서도 증명되네요.
고객
Q. 고객 인터뷰도 꾸준히 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방법으로 고객 의견을 받으시나요?
저희는 유저 보이스를 정말 실무의 중심으로 잡거든요. 저희가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는 경로를 간단히 정리해드리자면,
(1) 우선, 초반에는 '설문 조사'를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했고요.
(2) 작년부터 1:1 고객 인터뷰를 시작하고, 정말 좋아서 이제는 반기에 한 번씩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참고로, 저희는 고객 인터뷰를 개발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나눠서 진행합니다.)
(3) 고객 의견을 받다보니, 일부 고객분들은 공개적인 '리뷰'에 부정적 피드백을 남기는 것을 좀 미안해하고 불편해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배송 받으신 박스에 대한 만족도를 비공개적으로 남기실 수 있는 페이지를 아예 개발했어요. 고객 분들이 불편한 마음 없이 의견을 주실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든거죠.
(4) 마지막으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VOC를 수집하고 흡수하려고 합니다.
Q. 실제로 고객 피드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사례를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례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최근에 신제품으로 론칭한 ‘과일 박스’부터, '1주 단위의 배송 주기 옵션', '점보 박스', '알러지 채소 제외하기' 등 정말 대부분의 디테일한 옵션들이 처음에는 없다가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추가된 거거든요.
알러지 채소의 경우, 원래는 정말 못 드시는 채소만 제외하게 해드리려는 의도였는데 고객분들이 그 기능을 '받고 싶지 않은 채소를 제외하는 기능'으로 응용해서 사용하고 계세요. 저희의 의도와 고객이 사용하시는 방식이 다른 점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고객 의견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려울텐데, 서비스에 반영하는 의견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저도 항상 그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있는데요. 다수의 의견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도, 소수의 의견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많이 인입되는 고객 피드백을 서비스와 안맞다고 판단해서 그저 무시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제가 요즘에 도출한 결론은 ‘더 많이 고객의 의견을 수집해서, 의견의 모수를 늘리자'에요. 고객의 의견을 더 많이 들으면, 결국 정답에 가까운 인사이트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어글리어스의 주요 고객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서비스의 특성상, 책임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초기 고객분들은 대부분 사회, 건강, 비건, 환경이라는 키워드와 굉장히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분들이었어요. 지금도 이 페르소나의 고객분들의 비율이 정말 크고요. 초기 고객분들이 정말 감사한 점이 저희가 조금 실수를 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어도 그 의도를 잘 이해해주세요. 저희에게 DM으로 혹시 이 문제를 알고 있는지 알려주시려고 하고 고객센터로도 말씀을 주세요.
그러면 저희는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이슈에 대해 고객과 대화를 하거든요. 굉장히 길고 상세하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쩔 때는 토론에 가깝게 얘기를 하기도 해요. 뾰족한 해답으로 마무리 되지 않더라도, 이렇게 깊게 대화를 나누다보면 저희의 의도만큼은 제대로 이해하게 되시는 것 같고요. 저희도 고객 분들과 훨씬 더 가깝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Editor's Notes ✍️
어글리어스 최현주 대표는 “고객의 목소리가 우리 서비스 디벨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고객의 목소리 수집부터 서비스 개선까지 부지런히 실행하는 것이 바로 어글리어스의 성공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품/업무 문화
Q. 어글리어스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져가고 있는 문화가 있을까요?
저희를 외부에서 보신 분들은 100% 수작업 기반으로, 느긋느긋하게 업무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저희는 자동화와 효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관성처럼 비효율적인 일을 하기보다는,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하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는 고객의 의견을 각 담당자가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는 문화가 있어요.
처음에는 모두가 한 공간에 모여서, 포스트잇에 개선 이슈를 적고, 우선순위를 선택했었어요. 이렇게 한 번 진행하고 나니, 모든 멤버가 이슈를 투명하게 보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고요. 이후로 더욱 적극적으로 이슈 해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따로 모여서 이슈의 우선순위를 잡지 않아도, 각자 눈에 보일 때 자발적으로 이슈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초기부터 ‘어글리어스'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으셨나요?
저는 꿈은 크지만 배포가 큰 스타일은 아니에요. 이전에도 사업을 실패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자기확신을 지양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 사업은 무조건 될 테니까 물불 안가리고 추진했다기 보다는 빠른 실험으로 데이터와 고객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꾸준히 자기 확신을 쌓아왔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팀빌딩 후에는 저만큼이나, 혹은 저보다도 더 강하게 이 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강하게 있었어요. 의심스러운 순간이나 불안한 순간들에도 뜨거운 팀원들에게 기운받고 의지해서 더 시도하고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겼고, 지금 보이는 문제들을 풀면 ‘어디까지는 가 있겠다’라는 되게 최소한의 그림은 그릴 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Editor's Notes ✍️
멤버 모두가 자발적으로 부지런히 서비스를 개선하는 문화라... 이상적이죠? 능동적인 업무 문화를 가진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업 초기부터 대표가 진두지휘하여 건강한 업무 문화를 확립시켜야 합니다. 어글리어스 최현주 대표는 이슈를 시각화하는 자리를 물리적으로 마련하여, 모든 팀원이 우선 순위를 설정하고 이슈를 해결하는 방식을 익히게 함으로써, 능동적인 업무 문화를 확립했네요!
성장과 비전
Q. 어글리어스의 빠른 성장에 비결이 있다면 뭘까요?
저희도 종종 내부적으로 이 얘기를 할 때가 있는데요. '타이밍'이 참 좋았다고 얘기해요. 운이 좋았던 거죠. 최근들어 소비자분들이 같은 상품을 선택을 하더라도 그 상품에 내재된 가치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데요.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가치, 비전 등을 공산품으로 풀어낸 브랜드는 더러 있었지만, 이를 식품에서 풀어낸 곳은 정말 많이 없었어요. 저희가 식품을 통해 그 이야기를 시작한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라, 고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빠르게 사랑받은 요인이 아니었나 싶어요.
Q. 최근에 비슷한 서비스를 전개해 나가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잖아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주변 분들이 걱정하면서 링크를 보내주시곤 하는데, 저는 긍정적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고 시도를 한다는 것은 어쨌든 시장 자체가 커진다는 이야기잖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다양해진다는 이야기고요.
단지 걱정이 있다면, 다른 브랜드가 어떻게 사업을 전개하느냐에 따라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오해가 고객들 사이에서 심화될까봐 걱정이 되어요. 예를 들어, 운영이나 농산물의 품질 관리를 잘못해서 “역시 못난이 농산물은 상품성이 없어"라는 편견이 강화될 수 있잖아요?
사업성이 있어 보인다는 접근으로 시작해서, 못난이 농산물이 안 좋은 인식으로 낙인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지키면서 ‘성장성’ 또한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초기에는 사실 이 사업으로 큰 성공을 해야겠다는 각오가 크지는 않았거든요. 그저 이 일이 세상에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왕하는거면 성장을 해서 더 큰 임팩트를 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보니, 성장과 사회적 책임감의 균형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고민이 좀 생기더라고요.
이를 테면, 저희가 초반에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박스 포장 외에 내부 포장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브로콜리와 감자가 뒤섞여가기 일쑤였죠. 지극히 ‘친환경' 철학을 지키는 결정이었는데요. 구독자가 몇 명 없을 때는 이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고객이 훨씬 많아진 지금은 이런 친환경적 선택이 많은 구독자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가 되어버린거에요. 제품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지속가능성'과 ‘성장성(고객만족도)’ 사이에서의 타협점이 필요한 시점이 온거죠. 요새는 이러한 맥락으로 성장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답니다.
Q. 어글리어스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생산자(산지)와 소비자 사이의 간극을 줄여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저희는 못난이 농산물로 시작을 했지만, 못난이 농산물만 구출하는 미션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아요. 우리나라에서 나는 다양한 농산물들이 각각 어떻게 자라고 어떤 생산 과정을 거치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농산물을 눈으로만 보고 소비하는게 아니라 생물의 생산과정과 그 안에 담긴 철학까지도 알고 소비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각 농산물들을 소비하는데 환경적으로 어떤 임팩트가 있는지, 그게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어떤지 더 알고 드실 수 있도록요.
사실 더 건강하게 자란 농산물인데 '정보'가 없어 외모만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고, '잘 몰라서' 다양한 품종들이 판로를 찾지 못해 소개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조금 비싸도 훨씬 친환경적으로 땅에 좋은 방법으로 자란 농산물들이 있지만, 그 가치를 '몰라서' 선택이 안되기도 하구요.
저희가 직접 발로 뛰고 땀흘려서 점점 더 멀어져왔던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간극을 줄이고자 합니다. 땅과 소비자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하실 수 있도록 가장 투명하고 책임감있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전달하는 매개체(브릿지)가 되는게 목표에요.
Editor's Notes ✍️
최현주 대표의 말처럼, 어글리어스가 '타이밍'이 좋았던 것은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운을 오래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어글리어스가 가진 업에 대한 진심 덕분 아닐까요?
스몰레터 구독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코멘트! 💌
저도 첫 창업에서 실수를 했던 부분인데 마케팅 자체를 '목적'으로 하면 실패 확률이 높아요. 마케팅은 '수단'일 뿐이거든요.
'고객'과 '제품'에 집중을 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성과가 적어 보여도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만약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 있다면, 잠시 마음을 정돈하고 서비스의 '본질'을 고민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에디터 김시내 @smallbrander_shinae, 최용경 @sweet_savasana
포토그래퍼 신윤근 @yoongeunshin